바깥은 여름 (1) 입동
작가의 인터뷰(링크)
하루에 한 편씩 읽는(읽을 예정의) 김애란 작가의 단편모음집, 「바깥은 여름」.
7편의 단편 중에서 마지막 단편, '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'를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책을 구매하게 됐다.
「야행」과 같이 구매했었는데, 한동안 사 놓고 읽지 않다가 이제서야 읽고 있다.
7편의 단편 모음집인 이 책, 「바깥은 여름」의 기본적인 주제는 '헤어짐'이다.
지금까지 김애란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지 않았지만,
그녀의 책을 읽으면 항상 읽고 나면 몰려오는 무거움 같은 게 있었다.
내용이 엄청나게 잔혹하고 무서운 것도 아니고, 남을 비난하는 내용도 없는
그냥 일상에 있는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도 그 안에 온갖 감정을 담아낸다.
'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'의 여자주인공도 그랬고, '두근두근 내 인생'에서의 조로증 청소년도 그랬다.
「바깥은 여름」의 첫 단편인 '입동'도 마찬가지다.
가족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, 어떻게 잊으려 하는지.
그리고 어떻게 없어진 가족을 연상하는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.
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앉은 아내를 보고 있자니,
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'꽃매'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.
많은 이들이 '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어라'며
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.
이 문장을 읽으면서 '언제 슬픔은 멈춰지는가'란 생각이 들었다.
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고 잊혀질 지언정 잃어버리지는 않는 게 '상실'이라고 생각하기에.
만약 나도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
이 정도로 깊게 공감하고 마음 깊이 무거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.
안타깝게도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소설 속 '나'(아빠)의 행동에서
잊는다고 말은 하며, 나는 괜찮은 척 하면서 무덤덤하게 넘어가는 척 하는 것에서
작년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.
그리고 '엄마'의 행동에서 우리 엄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.
정말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듯이 쓴 느낌의 단편이었다.